일기❤

난 미쳤어.

베리x도일 2024. 4. 20.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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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질어질하게 취기가 돌아
못하던 이야기를 술에 빌어 하지도 않았고
술에 취한 채 잠들지도 않았다.

밥을 먹고
TV를 보고
산책을 하고
또 밥을 먹고
차를 마셨다.

차분했고
안정적이었는데
지루하지 않았다.

맨정신에 나누는 대화가 즐거웠고
의미없이 서로에게 건네는 농담에 쓰러지듯 웃었다.

신기한 일이다.
신기하고도 잔인하지.

나 좋다고 하는 사람들의 갖은 노력이 무색하게도
나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들에게는 그렇게 어려웠을 내가
누군가에게는 흘러가듯 수월하게 마음을 주는 사람이 되어있었고

그들에게는 그렇게 어려웠을 내가
이렇게도 쉽게 무언가에 홀리듯 연애를 시작했다.

만나는 주말마다 즐거웠다.
얼굴만 보아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매 주말이 느리게 다가오고, 빠르게 흘러간다.

행복해.
난 미친 게 틀림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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