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가기 싫은 몇 군데의 장소가 생겼는데 그 중 한 곳이 천안고속터미널이다. 널 보내기 싫어 수 없이 멍청하게 앉아있던 터미널. 마지막엔 날 보내기 싫어 울던 너의 모습으로 얼룩진 터미널. 그 곳에 오늘 다시 왔다. 돌릴 수도 잡을 수도 없는 시간을 하염없이 흘려보내며 터미널에 앉아있다. 마음이 아프다. 차라리 이 곳의 마지막 기억 속 더 아픈 사람이 나였으면 좋았을 걸. 왜 눈물 흘리며 날 보내던 니가 이 곳의 마지막 기억인걸까 다신 오기 싫다. 너무 아프다 너무 쓰리다 지나고 나니 상처 받은 기억은 흐려지고 상처 준 기억만 선명하게 남는다 오늘 너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