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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를 싫어하던 나는
늘 걷는 일이 생길 때 마다
불만이 가득했지
내가 차가 있어 뭐가 있어?
근데도 걷기 싫었어
남의 차 편하게 타고 주차장에 내려
관광지를 잠깐 걷는데도 무슨 화가 그리 났는지.
사실 걷는 게 싫었다기보다는
풍경을 즐길줄 몰랐고
그 순간을 사랑할 줄 몰랐던거야.
수 없이 가봤던 바다
하지만 제대로 걸어본 적 없던 바다를
이번에 처음으로 많이 걸어보았어.
재밌더라.
바닷바람이 좋았고
같이 웃어주는 사람이 좋았고
신발에 자꾸만 들어가는 모래 느낌이 좋았고
날 찍어대는 카메라마저 거부감 없었어
그래서 너에게 더 미안했다.
이제는 벚꽃이 피었어.
벚꽃에 늘 감흥 없던 나는
작년 이맘 때,
서울 길거리 포차에서 술을 마시며
테이블로 떨어지는 벚꽃들을 보고
벚꽃이 참 예쁘구나 생각했어.
살면서 벚꽃이 진심으로 예뻐보였던 유일한 순간이었지.
맞아. 너와의 순간이 감동인 적도 많았어
세보자면 수 없이 많았을 걸?
하지만 왜 입 밖으로, 표정으로 표현하지를 못했을까?
난 참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
나를 내려놓는 일, 용기의 표현도 사랑의 기본 매너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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