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의 외모를 전혀 보지 않는다고 평생을 당당하게 얘기하던 나인데 누가봐도 잘생긴 사람과 연애한다는 건 생각보다 아주 즐거운 일이었다. 똑같은 말 한마디를 해도 잘생긴 사람이 하니 느껴지는 기분이 다르더라. 달랐다기보다는 그간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무언가 느껴졌어. 잘생긴 사람이 내 눈을 쳐다보고 씨익 웃는 일. 잘생긴 사람이 내 손을 무심하게 잡는 일. 잘생긴 사람과 함께 걷는 일. 잘생긴 사람이 무언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는 일. 외모가 당연히 전부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마음에 잘생김까지 얹어지니 어질어질하구나. 취한 듯 어지럽다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