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도 땅만 바라보는 습관이 들어서 그런가 편의점 가는 길 사이에 있는 약국이 폐업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 해뜨기 전 새벽에 일어나 편의점 다녀오는 길에 보니 임대 문구가 떡하니 붙어있더라. 늘 사는 곳이 지겨워 1년에 한 번 씩은 이사를 하던 내가 4년차 붙어 살고 있는 조그마한 원룸구석. 해도 제대로 들지 않는 이 곳에 도대체 왜 4년간 붙어있는 중인진 모르겠다만 (아마 그동안 내 인생에 집중하지 않아서 내가 사는 곳에 대한 애착또한 없던지라 그냥 하루하루 생각없이 지냈겠지) 집 바로 옆에 있는 약국을 많이 다녔다. 약사님을 약국 앞이 아닌 길을 걷다가 마주치기도 했고 다치셔서 깁스를 하신 약사님이 1년간 깁스를 풀지 않은채 목발을 들고계신 모습도 봤고 습관처럼 늘 입구 앞에서 담배를 태우시던 ..